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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 그의 일상 좇으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 ||
| 2013/12/03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수 : 5,355 |
![]() "함께 갈등하고 아파하고 부끄러워하는 시간들 속으로 걸어가는 동안 우리는 조금씩 사람의 형상을 갖춰갈 수 있을 것이다. 어찌 인간뿐이겠는가?”(‘작가의 말’ 중)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를 위한 따뜻한 손편지 ‘길귀신의 노래’ 는 사람과 자연과 세상을 잇는 또 하나의 따뜻한 산문집이다. 시인 곽재구가 살아온 발자취, 만난 사람들, 함께 걸어온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때로는 해학적으로 써내려가 인생의 소소한 재미를 주는 동시에 절로 인간애를 느끼게 한다. 따뜻한 산문집에는 이야기를 생동감 있고 아름답게 해주는 사진들이 실려 있다. 순천만의 작은 바닷가 마을 ‘와온’의 가장 아름다운 때는 해넘이 시간이 아니라 만월의 시간이다. 음악 들으며 느끼는 여수행 밤열차의 감촉, 5월의 밤공기 같다.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시인의 오랜 질문에 대한 답을 지켜보는 일 또한 책 읽는 기쁨일 것이다. “어느 날 내가 한적한 바닷가 길을 걷고 있을 때 누군가 내 등을 툭툭 쳤다. 그가 물었다. 진실로 사랑하는 이와 마음에 드는 시 세 편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택할 것인가? 이 질문은 어리석은 것이었다. 스무 살 이래 나의 답은 갈등 없이 시 세 편이었기 때문이다. (…) 언젠가 지상에서 내가 쓴 허름하기 이를 데 없는 글들이 한 송이 포도와 같은 질감과 푸른빛의 꿈을 지녔으면 싶다. 여기 모인 글들은 지난 십수 년간 와온 바다 언저리에 머물며 빚은 기억의 포도송이에 관한 것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나는 매일매일 사랑스런 길귀신들의 숨소리와 목소리들을 들었다.”(작가의 말 중에서) 1부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2부 와온 가는 길, 3부 그리운 여수 바다, 4부 길귀신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로 구성돼 있으며 각 부마다 시인 곽재구가 걸어온 인생, 와온과 여수 바다에 대한 애정 그리고 세계 여행길의 서정이 짙게 드러나 있다. 특히 1부에 수록된 ‘사평역에서를 위하여’에서 신춘문예 당선작 ‘사평역에서’가 쓰이던 당시를 떠올리며 청춘과 방황의 시절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좀처럼 오지않는 희망. 그것을 기다리는 사람들. 시인의 시는 그 모습을 그리며 시작했다. 곽재구 시인은 1954년 광주 출생으로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사평역에서’가 당선됐고 신동엽 창작기금,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순천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시를 가르치고 있다. 308쪽.1만4000원.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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