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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경향시선 - 돈 詩]원고료 - 어머니학교 11
2013/05/09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7,570
[경향시선 - 돈 詩]원고료 - 어머니학교 11

▲ 원고료 - 어머니학교 11

요샌 글이 통 안되냐?
먼저 달에는 전기 끊는다더니
요번 달에는 전화 자른다더라.
원고료 통장으로 자동이체 했다더니
며느리한텐 들켰냐?
글 써달란 데가 아예 없냐?
글삯 제대로 쳐줄 테니까
어미한테 다달이 편질 부치든지.
글세를 통당 주랴?
글자 수로 셈해 주랴?

- 이정록(19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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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엄니’는 칠순의 ‘농사 천재’이시다. 시인의 고향인 충남 홍성 황새울에서 고추나 고구마 등속을 농사지으며 홀로 지내신다. 시인은 밥벌이터인 천안에서 홍성을 오가며 “세상 모든 말의 뿌리는 모어(母語)”기에 어머니가 불러주시는 입말을 옮겨 적기만 하면 시가 된다며 큰 자랑이다. 그러니 세상 모든 어머니가 생명학교이자 어머니학교이고, 인생학교이자 시인학교이겠다.

가격을 물으면 “알아서 주구 가유”라고 했다가 작정한 가격에 못 미치면 “냅둬유, 개나 주쥬” 하는 게 충청도 화법이란다. 애매하고 모호한 게, 마음을 헤아려달라고 은근슬쩍 한 자락 까는 게 꼭 시 같다. 용돈 안 부치냐, 마누라랑 싸웠냐, 전화 자주 혀라, 라는 말 같지만 한 번 더 새겨듣고 헤아려야 한다. 실은 사는 게 힘에 부치냐, 마누라한테 잘혀라, 나 돈 많으니 내 걱정 말어라, 힘내서 글 많이 써라 당부하시는 말씀이다. 스리쿠션으로 돌아드는 충정도 엄니의 입말이다.

엄니, 엄마, 어무이, 오마니, 어매, 어멍, 어머니가 바로 세상의 옴(唵)이자 오메가(Ω)요, 오매불망의 오묘 그 자체다. 침이고 땀이고 눈물의 근원인, 세상의 몸(體)이고 맘마(食)이고 맘(心)이고 말(言)이다. 그러니 어버이날이 개교 기념일이자 홈커밍데이다. 폐교하시기 전 연체된 수업료 조금이라도 갚으며 살아야겠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5082127395&code=99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