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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 여자, 아니 남자의 마음도 갈대 | ||
| 2013/05/27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수 : 6,233 |
![]() 출처 : http://www.womennews.co.kr/news/58088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 했던가. ‘미국 문학사에 남을 빼어난 걸작’이라는 수식어에 압도된 탓일까. 원작을 읽을 때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던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서가를 뒤져 번역자가 다른 두 권의 책을 찾아냈고, 마침 믿을만한 번역가의 새로운 번역본이 출간돼 또 한 권의 책을 구입했다.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요즘 사람들에게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로 더 유명한 ‘위대한 개츠비’ 이야기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왜 개츠비가 위대한가를 묻는다. 순수한 사랑, 희망에 대한 끝없는 애착 때문에 위대한 것일까. 아니면 한미한 시골 출신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것이 위대한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위대한 것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개츠비라는 인물을 위대한 시선을 바라보고자 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위대한 것일까. 어쩌면 ‘위대한 개츠비’는 제목 하나로 위대해진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 또 다시 원작을 읽으며 내가 주목한 사람은 개츠비가 아니라 데이지다. 데이지의 사랑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그녀의 사랑은 오로지 돈을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집안 대대로 부자인 톰 뷰캐넌과의 사랑과 결혼은 당연한 선택이다. 신기루처럼 다시 만난,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부를 축적한 개츠비와의 사랑도 불가항력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물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움직여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기에 데이지의 사랑은 돈을 따라 움직였지만, 실상 데이지를 마음을 움직인 것은 오로지 ‘사랑’이다. 남편인 톰에게 오직 자신만을 사랑했노라 말하라고 강요하는 개츠비에게 데이지는, 비록 수시로 바람을 피우는 남편일지언정 그와의 사랑도 진정한 ‘사랑’이었음을 고백한다. 물론 개츠비와의 사랑도 진솔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음을 데이지는 강조한다. 개츠비처럼 한 사람만을 향한 지고지순 사랑도 아름다운 일이지만, 데이지처럼 감정에 충실한 것도 또한 아름다운 사랑 아니겠는가. 결국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묻기 전에, 혹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고 대답하기 전에,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인가를 내면 깊은 곳에 물어봐야 한다. 어찌 보면 작품 속의 개츠비가 위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사에 드러난 사랑의 내면 풍경을 가감 없이 드러낸 ‘위대한 개츠비’라는 작품 자체가 위대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사랑이 위대한 것은 아니다. 톰의 불륜은 사고를 부르고 사고는 다시 협잡을 통해 살인으로 이어진다. 물론 그 배경에는 데이지의 갈팡질팡하는 사랑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사랑만큼은 지고지순하다고 강조하지만, 그것이 배태하는 삶은 부조리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부조리를 뛰어넘는 것 역시 ‘사랑’ 아니겠는가. 누군가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 했다지만, 그것은 갈대처럼 흔들릴 수밖에 없도록 바람을 일으킨 남자의 책임이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영화를 보는 사이 사랑을 대하는 남자와 여자, 아니 인간의 마음이 참으로 간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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