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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영감 입은 입이고 내 입은 주둥이요?
2013/09/04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6,084



[조선일보]
박완서 소설·산문 모은 \'노란집\'

작가 박완서(1931~2011)가 생전에 살았던 경기도 구리의 집은 아치울 노란집으로 불렸다. 2000년대 초반 그 집에서 쓴 미발표 소설이 포함된 \'노란집\'(열림원)이 출간됐다. 2001~2002년 계간지 \'디새집\'에 연재했던 작품들이다.

짧은 소설과 산문을 6장으로 나눠 묶었는데, 짧은 소설 13편이 제1장 \'그들만의 사랑법\'에 실렸다. 노부부의 일상을 \'속삭임\' \'토라짐\' \'동부인\' \'나의 보배덩어리 시절\' \'휘모리장단\' 등의 제목으로 담아냈다. \'토라짐\'에는 앙상한 뼈다귀로 남은 굴비 삽화(이철원 그림·사진)가 등장한다.

점심상에 오른 알배기 굴비를 먹기 위해 막 수저를 들려는데, 잠깐 전화를 받고 돌아와보니 며느리가 가져온, 한 마리에 오만 원도 넘는 영광굴비가 뼈만 남고 사라졌다. 영감님이 어찌나 알뜰하게 발라먹었는지, 머리와 꼬리를 잇는 등뼈의 가시가 빗으로 써먹어도 좋을 정도다. 마나님의 경악. 평생 제 입밖에 모르는 영감에 대한 지옥불 같은 증오가 일렁인다. 그러나 영감님은 마나님이 왜 토라졌는지 모른다.

노년에 이른 부부에 대한 넉살과 익살. 소시민적 행복의 허위의식을 은근슬쩍 꼬집으면서도 자신 세대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담담하게 풀어낸, 박완서 특유의 유머러스한 작품들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03/20130903043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