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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공자
가격 : 14,000원
작가 : 최인호
페이지 : 0p
발행일 : 2012-06-12
ISBN : 978-89-7063-739-6
책소개

인간의 스승, 공자와 맹자를 오늘 다시 읽어야 하는 까닭은?
작가 최인호가 벼락같은 직관과 꼼꼼한 실증으로 묘파한 공맹의 삶, 그들의 가르침을 소설로 만난다
명실공히, 문학적 역량과 대중적 영향력 등에서 한국 최고의 작가라 할 수 있는 최인호는 2007년 1월 대하장편소설 『유림』의 마지막 제6권을 출간하면서 또 한 편의 기념비적인 대하소설을 가름한다. 『유림』은 유교의 기원인 공자에서부터 완성자인 해동 퇴계 이황에 이르는 유교의 유장한 흐름을, 그리고 그 속에서 찬란히 꽃피운 인문과 문화를, 시절인연이 낳는 대사상가들의 삶을 시공을 초월해 되살려 놓은 대하장편소설이자 3년에 걸쳐 최인호가 단 하룻밤도 게을리 하지 않고 꾸었던 황홀한 꿈이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최인호는 『유림』의 방대한 텍스트를 샅샅이 살펴서 유가의 종조인 공자와 그의 사상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맹자, 두 성인에 대한 이야기만을 따로 추려 각각 『소설 공자』, 『소설 맹자』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이미 최인호는 『유림』을 준비하면서 공자의 고향인 곡부와 공자의 사당이 있는 태산, 공자가 주유열국을 시작하였던 제나라의 수도 임치에 올라 여러 차례 사전답사를 하였는데 그때부터 가슴과 머릿속으로 공자와 그의 영민한 제자들을 초혼하고 있었던 셈이다.
최인호가 이미 완성했던 대하장편 텍스트를 해체해서 다시금 독립된 지위를 가지는 소설의 형식으로 『소설 공자』와 『소설 맹자』를 출간한 것은, 오로지 이 텍스트들이 현대적으로 충분히 소구될 수 있다는 작가적인 판단과 의지 때문이다. 그는 작가 후기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공자」와 「맹자」를 다시 읽다가 갑자기 가슴에 열정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열정은 이런 것이었다. 2천5백년 전 공자가 살던 춘추시대와 그로부터 백년 후 맹자가 살던 전국시대가 오늘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물론 성경을 읽을 때도 예수가 살던 그 당시와 지금은 동시대라는 강렬한 인상을 느낀다. 무자비한 권력자, 거짓논리의 율법학자, 성전을 더럽히는 배금사상, 간음 현장, 진리를 못 박는 십자가 등 역설적으로 말하면 오늘날의 타락이 예수가 살던 어제의 그 시절의 광기와 다르지 않음으로서 진리(眞理)의 불변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공자와 맹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는 같은 동양권이어서 일지는 몰라도 예수가 살던 로마시대보다 오히려 더욱 오늘날의 현실과 닮아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에 이르는 길을 설파하고자 주유열국을 실행했던 인간의 스승
이 책 『소설 공자』는 기원전 6세기와 5세기에 걸쳐 실존했던, 정치를 통하여 이상 국가를 실현하고자 했던 성현 공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상 국가 실현을 위해 제자들과 주유열국하며 유세하였으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70여 나라의 임금으로부터 백안시당한 공자의 행적과 일화, 사상이 작가 최인호의 정치한 해석에 의해 유장한 대서사시처럼 어어진다.
소설의 첫 장면은 기원전 517년 공자가 고향인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를 향해 가는, 14년의 주유를 시작하는 데서 시작한다. 소설은 주유 과정에서 공자가 겪은 숱한 일화와 제자들과의 문답, 그리고 이에 대한 작가의 개입과 해석으로 시종 팽팽한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전개된다.
공자가 살던 당시 춘추시대에는 국가간이나 내치에 있어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가 횡행하여 온갖 명목의 전쟁과 난리가 연이어 일어나 민중들은 피폐할 대로 피폐했던 시기였다. 기본적으로 인(仁)의 실천, 곧 백성을 사랑하는 것을 자기의 임무로 생각했던 공자로서는 그러한 현실을 목도하고서도 책이나 읽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정치에 관여하게 되었다. 당시의 정치가들에게 자기의 덕치주의(徳治主義)를 설파하기 위해 수레를 타고 여러 나라를 주유하기도 하였고, 직접 벼슬을 맡아서 자기의 이상을 실현하려고 노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정치의 벽은 그의 꿈을 실현하기엔 너무나 두터웠고, 많은 좌절과 오해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의 합리적인 도덕정치철학은 시대를 넘어 후대에 계승되어 한(漢)나라에서 국정이념으로 채택된 이래 동양의 역사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소설은 이처럼 공자의 행적을 당대적 시각으로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통시적인 관점에서 작가 고유의 해석을 가미해 재구성하고 여기에서 현대적 의미를 끌어내는 데 공을 들인다.
위대한 교육자와 뛰어난 정치철학자로서의 일생을 보낸 공자도 인간적으로는 매우 불행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것 같이 어려서 어버이를 여의었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아들 리(睡)와 가장 아끼던 제자 안연(顔淵)을 먼저 보내는 슬픔을 겪었으며, 여러 나라를 떠도는 가운데 양식이 떨어지기도 하고 테러의 위협을 받기도 하였다. 그래서 노년에는 이런 모든 것을 잊고 \'시경(詩經)’, \'서경(書經)’, ‘춘추(春秋)’ 같은 책을 엮고 \'역경(易經)’에 재미를 붙여 책을 묶은 끈이 세 번이나 떨어질 정도로 공부하는 한편, 고향의 이상이 큰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다가 기원전 479년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작가 최인호는 가톨릭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공자가 꿈꾸었던 이상주의적 가치관과 그것의 좌절을 통해 드러나는 욕망의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데, 그와 같은 시각은 다음과 같은 작가후기에 잘 드러나 있다..
“공자와 맹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는 같은 동양권이어서 일지는 몰라도 예수가 살던 로마시대보다 오히려 더욱 오늘날의 현실과 닮아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꼬박 무리를 하면서 「공자」와 「맹자」를 따로 뽑아내어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독립된 책을 펴내는 작업을 하였다.
아아, 이 신춘추전국(新春秋戰國)의 어지러운 난세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으련만. 그런 바램이야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헛 맹세와 같은 것. 어차피 봄날은 간다.”

본문 텍스트 속으로
서쪽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기린을 본 공자는 말씀하시기를“나의 도는 궁지에 왔다”고 하면서 또 탄식 섞인 말씀을 하셨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구나.”
자공이 여쭈었다.
“어째서 선생님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말고 사람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아래의 것을 배워 위의 것까지 통달했으니, 나를 알아주는 것은 오직 하늘뿐일 것이다.”
기린이 잡힌 사건을 두고 흘린 공자의 눈물이나 ‘나의 도는 궁지에 왔다’라고 말한 공자의 탄식은 모두 어지러운 난세에 잘못 나와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잡히고 만 성스러운 짐승 기린을 보고 바로 자기의 운명을 직감한 결과 때문일 것이다.
즉 공자는 자신을 기린과 동일시하였던 것이다. 기린이란 어진 짐승으로, 올바른 왕이 있으면 나타나고, 없으면 숨어버리는 짐승인데, 어쩌다 잘못하여 어지러운 난세에 태어났으므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하찮은 고라니로 취급받듯이 자신도 어지러운 난세에 잘못 태어나 평생 동안 ‘나를 알아주지 않는구나’ 하고 탄식하며 궁지에 몰려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던 내용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는 절대로 나의 이상을 실현할 수 없다.’ 마치 난세에 잘못 나와 괴물로 오해받는 기린처럼 자신은 영원히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늘의 뜻이며, 실질적인 생애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때 공자는 ‘나를 알아주는 것은 오직 하늘뿐일 것이다’라고 못박음으로써 마침내 운명론자로서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음인 것이다.
저자소개

최인호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1963년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하면서 문단에 데뷔했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왔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는 우리의 역사에 천착하며 한민족의 원대한 이상에 접목하는 날카로운 상상력과 탐구로 풍성한 이야기 잔치를 열어왔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등이 있으며,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유림』,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문학상,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