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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맹자
가격 : 13,500원
작가 : 최인호
페이지 : 0p
발행일 : 2012-06-12
ISBN : 2012/06/12
책소개

인간의 스승, 공자와 맹자를 오늘 다시 읽어야 하는 까닭은?
작가 최인호가 벼락같은 직관과 꼼꼼한 실증으로 묘파한 공맹의 삶, 그들의 가르침을 소설로 만난다

명실공히, 문학적 역량과 대중적 영향력 등에서 한국 최고의 작가라 할 수 있는 최인호는 2007년 1월 대하장편소설 『유림』의 마지막 제6권을 출간하면서 또 한 편의 기념비적인 대하소설을 가름한다. 『유림』은 유교의 기원인 공자에서부터 완성자인 해동 퇴계 이황에 이르는 유교의 유장한 흐름을, 그리고 그 속에서 찬란히 꽃피운 인문과 문화를, 시절인연이 낳는 대사상가들의 삶을 시공을 초월해 되살려 놓은 대하장편소설이자 3년에 걸쳐 최인호가 단 하룻밤도 게을리 하지 않고 꾸었던 황홀한 꿈이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최인호는 『유림』의 방대한 텍스트를 샅샅이 살펴서 유가의 종조인 공자와 그의 사상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맹자, 두 성인에 대한 이야기만을 따로 추려 각각 『소설 공자』, 『소설 맹자』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이미 최인호는 『유림』을 준비하면서 공자의 고향인 곡부와 공자의 사당이 있는 태산, 공자가 주유열국을 시작하였던 제나라의 수도 임치에 올라 여러 차례 사전답사를 하였는데 그때부터 가슴과 머릿속으로 공자와 그의 영민한 제자들을 초혼하고 있었던 셈이다.
최인호가 이미 완성했던 대하장편 텍스트를 해체해서 다시금 독립된 지위를 가지는 소설의 형식으로 『소설 공자』와 『소설 맹자』를 출간한 것은, 오로지 이 텍스트들이 현대적으로 충분히 소구될 수 있다는 작가적인 판단과 의지 때문이다. 그는 작가 후기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공자」와 「맹자」를 다시 읽다가 갑자기 가슴에 열정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열정은 이런 것이었다. 2천5백년 전 공자가 살던 춘추시대와 그로부터 백년 후 맹자가 살던 전국시대가 오늘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물론 성경을 읽을 때도 예수가 살던 그 당시와 지금은 동시대라는 강렬한 인상을 느낀다. 무자비한 권력자, 거짓논리의 율법학자, 성전을 더럽히는 배금사상, 간음 현장, 진리를 못 박는 십자가 등 역설적으로 말하면 오늘날의 타락이 예수가 살던 어제의 그 시절의 광기와 다르지 않음으로서 진리(眞理)의 불변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공자와 맹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는 같은 동양권이어서 일지는 몰라도 예수가 살던 로마시대보다 오히려 더욱 오늘날의 현실과 닮아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유가의 대표적인 투장, 맹자의 드라마틱한 이야기
이 책『소설 맹자』는 공자 사후 백여 년 뒤에 태어난 유가의 투장 맹자의 이야기이다. 순자, 묵자, 법가, 농가 등 여러 학파들이 백가쟁명의 논쟁을 벌이던 춘추전국시대, 맹자는 성선지설을 바탕으로 공자의 사상을 학문적으로 완성하며 만세일화로 피어난다. 작가 최인호는 그의 사상적 기반을 상징하는 개념인 ‘호연지기’와 정곡을 찌르는 비유법, 직관의 검으로 당대의 고수들을 격파해나가며 지존으로 우뚝 서는 맹자의 삶을 그 어떤 거유의 생애보다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83세로 장수한 맹자 성은 맹(孟)이며 이름은 가(軻)이다. 추(鄒)라는 지방 출신인데 추는 공자가 태어난 노(魯)나라에 속한 지방이라는 설도 있고 독립된 나라라는 설도 있다. 어느 쪽이든 공자의 고향인 곡부(曲阜)에서 가까운 곳이었다.
맹자는 일찍이 공자를 스승으로 여기고 스스로를 후계자로 자임했다. 스승님은 성인이냐고 묻는 제자 공손추의 질문에 맹자가 “세상이 사람이 생겨난 이후로 공자보다 빼어난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고 대답한 대목은 그가 얼마나 공자를 숭상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읜 맹자는 교육열이 대단한 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머니가 아들의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이사를 세 번 했다거나 중도에 공부를 그만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들에게 명심시키기 위해 자신이 짜던 베를 잘랐다는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맹자는 인의(仁義)의 덕을 바탕으로 하는 왕도정치(王道政治)가 당시의 정치적 분열상태를 극복할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왕도정치를 시행하라고 제후들에게 유세하고 다녔다. 기원전 320년경에 양(梁)나라(하남성 개봉시)에 가서 혜왕에게 왕도에 대해 유세했으나, 일이 년 뒤에 혜(惠)왕이 죽은 뒤, 아들인 양(襄)에게 실망해서 산동에 있는 제(齊)나라로 옮겼다. 그곳에서 제나라의 선(宣)왕에게 기대를 걸고 칠팔 년을 머물렀으나, 역시 자신의 이론이 채용되지 않자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 뒤 송(宋, 하남성 상구현), 설(薛, 산동성 등현 서남쪽)을 거쳐 일차로 추에 돌아온 뒤, 다시 문공(文公)의 초대를 받아 등(藤, 산동성 등현)으로 갔다. 역시 이상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노魯(산동성 곡부현)를 거쳐 고향인 추로 돌아왔다. 당시의 제후들이 필요로 했던 것은 부국강병의 정치술이었다. 그러한 제후들의 현실적 관심과 맞아떨어질 여지가 없었던 맹자의 이론은 어느 제후에게도 채택되지 못했으며, 맹자는 당대에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키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50세가 넘어서 시작했던 편력을 그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70세 가량 되었을 때라고 추정된다.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과 함께 『시경』과 『서경』, 그리고 공자의 정신에 대해 토론했으며, 그 때 만들어진 책이 오늘날 전해지는 『맹자』7편이다.
작가 최인호는 소설에서 맹자의 존재를 공자의 사상을 널리 전파시킨 메신저로서뿐만 아니라, 유가의 사상을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계승한 또 하나의 거유로 평가한다. 작가는 가톨릭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맹자가 계승하고자 했던 유가의 사상과 그것이 현실을 통해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피는데, 그와 같은 시각은 다음과 같은 작가후기에 잘 드러나 있다.
“공자와 맹자가 살던 춘추전국시대는 같은 동양권이어서 일지는 몰라도 예수가 살던 로마시대보다 오히려 더욱 오늘날의 현실과 닮아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꼬박 무리를 하면서 「공자」와 「맹자」를 따로 뽑아내어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있던 독립된 책을 펴내는 작업을 하였다. 아아, 이 신춘추전국(新春秋戰國)의 어지러운 난세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으련만. 그런 바램이야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헛 맹세와 같은 것. 어차피 봄날은 간다.”

본문 텍스트 속으로
맹자가 2천5백 년 전의 낡은 고인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현대에서도 필요한 현인임을 말해주는 맹자의 경세철학은 21세기에 어째서 ‘유교적 자본주의’가 우리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인가를 말해주는 산증거인 것이다. 맹자는 선왕에게 대답한다.
“일정한 재산이 없으면서도 항상 일정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자는 오직 선비만이 그럴 수 있습니다. ‘일반 백성과 같은 경우에는 일정한 수입이 없으면 이로 인해 항상 일정한 마음이 없어집니다(若民則無恒産 因無恒心).’ 진실로 일정한 마음이 없어지면 방자함, 편벽됨, 사악함, 사치스러움 등을 하지 아니함이 없을 것이니 그리하여 죄에 빠질 지경에 이른 뒤에야 쫓아가서 백성들을 벌준다면 이는 백성들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 자리에 있으면서도 백성들을 그물질하면서 어찌 왕도정치를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때문에 현명한 군주는 백성들의 생업을 관장하되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를 충분히 하며, 아래로는 처자를 기르기를 충분히 하며, 풍년에는 일 년 내내 배부르게 하고, 흉년에는 굶어죽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백성들을 몰아서 선(善)에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백성들이 따르기가 쉬울 것입니다. 지금은 백성의 생업을 관장하되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며, 아래로는 처자를 기르기에 부족하며, 풍년에는 일 년 내내 고생하고, 흉년에는 죽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직 죽음을 구제하기도 부족할까 우려될 것이니, 어느 겨를에 예의를 실천할 것입니까. 이제 전하께서 왕도정치를 행하고자 하신다면 그 근본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맹자가 선왕에게 왕도정치를 펼 수 있는 경세책(經世策)으로 설법하였던 ‘무항산무항심’, 즉 ‘일정한 생산소득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도 없다’는 이 유명한 명제는 맹자의 핵심사상 중 하나다.
저자소개

최인호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던 1963년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하면서 문단에 데뷔했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1970~80년대 한국문학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였다. 농업과 공업, 근대와 현대가 미묘하게 교차하는 시기의 왜곡된 삶을 조명한 그의 작품들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문학으로서,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서 한 시대를 담당해왔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는 우리의 역사에 천착하며 한민족의 원대한 이상에 접목하는 날카로운 상상력과 탐구로 풍성한 이야기 잔치를 열어왔다. 소설집으로 『타인의 방』, 『잠자는 신화』, 『개미의 탑』, 『위대한 유산』 등이 있으며, 『별들의 고향』, 『도시의 사냥꾼』,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유림』,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등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불교문학상, 동리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